소산은 알티노바를 적대하는데, 그 원인으로 소산의 영웅이자 최강의 검투사였던 슐츠의 죽음이 꼽힌다고 한다. 슐츠의 죽음 이후 소산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대장을 잃은 슐츠 근위대가 메디아를 떠나 해적이 되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그 덕분에 소산족이 잠잠해지고 알티노바가 위협에서 벗어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슐츠 근위대가 모습을 감춘 까닭은 따로 있다.

그들은 슐츠의 죽음 이후 황급히 어디론가 향할 채비를 하며, 저 멀리 바다 건너의 땅에서는 싸늘한 시신도 되살린다는 영적인 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저 허황된 이야기라고만 치부할 일이 아닌 것이, 소산과 자주 왕래하던 까마귀 상단의 한 상인은 자신이 그 의식을 직접 봤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소산족은 슐츠의 시신과 그들이 가진 황금을 배에 나눠 싣고 바다로 향했다. 부둣가에 남은 소산족은 슐츠 대장을 기다리겠노라 다짐하고 소산 주둔지를 지키기로 했다. 물론 그중엔 다른 마음을 먹은 자들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정예 소산 부대가 돌아왔다. 비록 슐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은 의기양양해 보이는 정예 소산의 표정에 안도했다. 정예 소산은 머지않아 슐츠 대장이 부활할 것이라 확신했다. 바다 건너의 땅에서 얻은 신비한 힘으로 시신은 부패하지 않았고, 이제 슐츠를 부활시킬 마지막 의식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 실마리가 메디아에 있다고 했다. 그것은 과거 메디아 왕가의 지원으로 자행되었던 강령술의 일종이었다. 소산족은 그 당시의 원한과 광기가 모여 만들어진 검붉은 수정을 모아 슐츠 대장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