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실비아의 추방된 베디르 종족 아히브는 메마른 땅 오딜리타에서 비밀리에 별무덤에 도착했다. 검은별을 처음 마주한 지휘관 오아르마는 달빛 아래 타오르는 별의 잔해와 핏빛 괴물들을 내려다보며 미소지었다.

오딜리타로부터 별무덤은 아주 먼 여정이었다. 만에 하나 카마실비아나 동맹국인 칼페온에게 들킨다면 모든 것이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두렵지 않았다. 목숨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시나무의 꽃 비오렌치아 오도어 여왕님을 위해서라면 뼈가 먼지가 되는 일이 있더라도 해내는 것이 이들의 철칙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해야했는데
이상한 붉은 사제복을 입고 쉰 목소리를 내는 나약한 인간들이 내민 광명의 조약이었다. 그 조약은 광명의 형제회와 그림자 기사단 그리고 아히브, 세 세력의 협력이었다. 검은별의 힘을 홀로 어느 정도 추출할 수 있었던 아히브들조차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는데 이들에게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인간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며, 자신들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처음에는 의심스럽고 보잘 것 없어보였지만 오랜 시간 자신들을 따라왔던 그림자 기사단과 우호 관계였고, 적대국의 동맹국인 칼페온을 손에 올리고 쥐락펴락하는 모습이 꽤 쓸모 있어 보였다.

우둔한 칼페온. 붉은 사제들의 정체는 관심 밖이었으나, 이런 허접한 국가를 동맹국으로 맺고 있는 카마실비아가 눈뜬장님으로 보이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