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세릭과 올리비아 바탈리의 기록 중장 II

그때, 올리비아 바탈리의 볼이 선홍빛으로 물들어버렸으니, 둘의 마음은 이미 하나와 다름없었다. 둘은 그 일을 계기로 서로의 신분도 모른 채 점점 깊은 사랑에 빠져갔다.

그렇게 행복한 날을 보내던 어느 날. 올리비아 바탈리는 그가 무용을 보여주겠다며 말의 짐에서 꺼낸 갑옷의 휘장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그 휘장의 문양은 발레노스 왕국을 위협하는 칼페온 왕국의 상징이 분명했다.

토끼눈을 뜬 올리비아를 바라보던 레오나르도는 조용히 읊조리며 말했다.

"올리비아, 그 어떠한 것도 우리의 진실된 사랑을 막을 수는 없소. 설령 그것이 위대한 내 조국, 내 아버지 국왕 폐하라 하더라도 말이오. 내겐 세상 무엇보다 그대가 가장 소중하오.

나는 이미 그대를 깊이 사랑하고 있소, 부디 나와 결혼해 주시오."

올리비아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의 조각. 이 행복한 기억이 가장 슬픈 기억으로 바뀌는 것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