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해.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닐까? 그도 그럴 게 서로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건 너와 나뿐이잖아. 내게 마음을 내어줬다는 확신을 줘. 그러면 난 널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어. 그게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 그럼, 내일 밤도 같은 곳에서 만나."

꾹꾹 눌러쓴 획마다 설렘이 묻어 있다. 수신인의 이름은 적히지 않았다. 종이 위에 적힌 글씨가 흐릿해질 때까지 받는 사람에게는 전달되지 못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