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또래 아이들은 괴물의 아이를 따돌렸다. 하지만 아이는 울적하지 않았다. 그는 울지도 웃지도 않았다. 한 가지 생각만이 또렷해져 갔다. 가끔 능선 너머로 들려오는 괴성은 엄마의 부름이 아닌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시력과 청력을 꽤 많이 잃었다. 아직도 몸 곳곳에는 역병의 흔적이 남아있다. 축축한 동굴 속, 사각사각.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나무 가지들은 엄마의 손에서 재밌는 장난감이 되었다. 바다거북. 흰고래. 해적. 마고리아의 바다 괴물.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서 온몸이 썩어가는 고통도 그때만큼은 잊을 수 있었다. 어느 날 붉은 사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역병의 잔재를 지워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는 점점 괴물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