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탑을 지키던 멜모르를 선두로 그림자 기사단은 별무덤의 서쪽 해안가에 자리 잡았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듯 새빨간 균열을 머금은 검은별을 본 순간 이들은 직감했다. 그들의 힘만으로는 다룰 수 없다는 걸. 태초의 어둠으로 영원한 수명을 얻게 해 준 베디르라면 협조해 줄 수 있을 듯했다. 비록 그녀들에게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그림자 기사단은 조용히 아히브를 불러들였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불쑥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처음 보는 알 수 없는 복장. 저 멀리 사막 건너에서 온 듯한 이들은 우왕좌왕 난리를 피웠다. 그림자 기사단에는 그저 피곤한 일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