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간의 회색 늑대들은 대대로 우두머리를 뽑아 무리를 지어 살았다.
이들은 주로 근처 목장의 가축을 노렸기 때문에 주민들과 마찰이 잦았다. 봄에 태어난 새끼 산양이 모조리 늑대에게 물려간 날, 주민들은 셰레칸을 찾아가 청하였다.

“회색 늑대가 마을에 오지 못하도록 쫓아내 주세요.”

다음날, 어김없이 등장한 회색 늑대 무리 앞을 셰레칸 전사가 가로막았다.
제아무리 사나운 늑대라 하더라도 셰레칸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늑대 우두머리마저 셰레칸의 칼에 쓰러지자, 이내 회색 늑대는 전멸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앞다투어 셰레칸을 칭송하며 회색 늑대 우두머리의 가죽을 벗겨 목장 입구에 걸어두었다.

그후 늑대 무리가 농가를 찾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목장 위에 걸린 은백색 가죽의 색이 바래갈 즈음, 붉은 색 털을 가진 늑대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스스로를 ‘가크툼’이라 일컬으며 붉은 용 가모스를 수호신으로 섬겼다.

“전능하신 가모스와 함께라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하리라.”